영웅 아닌 '인간 홍범도'를 만나다…'극장 앞 독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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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산하 7개 예술단 300여명이 하나로 뭉쳐 잊혀 가는 민족 영웅 홍범도 장군의 인간적인 삶을 노래한다.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은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시예술단 통합창작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을 총 3회에 걸쳐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극장 앞 독립군'은 세종문화회관 41년 역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예술단 통합 브랜딩 공연이다.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내년 봉오동 전투의 승전 100주년을 기념하며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로 만든 대규모 음악극이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통합공연을 진행하는데 있어 각 단체의 일정이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시작은 했는데 '과연 가능할까'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처음에는 각 예술단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남탓을 했는데 이제는 서로 단합돼 시너지를 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홍범도(1868~1943)는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6월 만주 지역에서 대한독립군과 일본군이 벌인 최초의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인물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50여 년간 조국 해방을 위해 무장 독립투쟁을 펼으며, 현재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묻혀 있다.
이번 공연은 홍범도 자신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상연하게 되는 내용의 메타극 방식으로 제작됐다. 영웅적 순간만의 조명이 아닌 카자흐스탄의 고려극장에서 수위를 하며 노후 생활을 하던 그가 직장을 구하는 데서 시작해 시공을 오가며 인생역정이 펼쳐진다.
총연출을 맡은 서울시극단 김광보 단장은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극은 아니다. 영웅이 아닌 홍범도 장군의 외롭고 쓸쓸헀던 인간적인 삶의 면모에 주목했다"며 "어제(22일) 리허설 당시 하나의 단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겪었다. 모든 단체가 모이는 것이 얼마나 무모할까 걱정했지만 축제의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홍범도는 극장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한 청년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년은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로 대본을 쓰고 언젠가 고려극장에서 공연되기를 바라지만 카자흐스탄 공산당 정부로부터 폐관 조치를 당하게 된다. 단원들은 극장의 마지막 공연으로 청년의 작품 '날으는 홍장군'을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한다.
고연옥 작가는 "독립군 대장의 마지막 시간은 그를 현재화 된 인물로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통로인 동시에 이 시대 극장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화두가 될 것"이라며 "폐쇄 직전의 극장에서 연극을 하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동시대와 어떤 부분이 맞닿아 있으며 그런 시대 상황에서 연극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극장 앞 독립군'은 모두 24곡의 노래들과 장면 음악으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대사와 음악들은 극의 흐름과 긴장도, 속도감을 반영해 한 호흡으로 연결된다. 24곡의 노래들은 90년대 대중가요, 모던 록, 국악, 재즈 등의 다양한 장르로 표현한다.
나실인 음악감독은 "전쟁터와 극장의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역할로 음악을 사용했다. 극장의 낭만적인 정서들이 효과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데 중점을 뒀다.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지나간 독립운동가들과 그들의 후손을 우리가 기억하고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곡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