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독도 영유권 주장 근거지도는 `교통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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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독도 영유권 주장 근거지도는 `교통지도'
[연합뉴스 2005-04-10 09:32]
=`영토지도'로 보면 부산ㆍ경남도 일본 영토 -日제작 1892년 `만국신지도'는 `조선영토'로 표시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의 가장 확실하고 오래된 근거로 들고 있는 1779년 나가쿠보세키스이(長久保赤水)사 발행 `개정 일본여지노정전도(日本與地路程全圖)'는 교통지도일 뿐 영유권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지도에는 부산과 경상남도도 표시돼 있어 이 지도를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할 경우 부산과 경상남도도 일본 영토가 되는 모순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제한국연구원 이사장인 원로사학자 최서면(崔書勉ㆍ77) 명지대 석좌교수는 일본 참의원 의원 모임인 `아시아의 신기축을 생각하는 회의' 초청으로 지난 7일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일본 참의원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개정 일본여지노정전도는 외무성을 비롯한 일본 정부와 학계가 독도영유권의 가장 확실하고 오래된 근거라고 주장하는 지도다.
최 이사장은 강연에서 이 지도는 일본 지도사상 처음으로 경도와 위도선을 적어넣은 지도로 마쓰시마(울릉도의 일본식 이름)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가 등장하지만 거리 감각없이 표기한 일종의 교통지도라고 지적했다.
이 지도에는 부산과 경상남도도 포함돼 있어 이를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할 경우 독도와 울릉도는 물론 부산, 경남도 일본땅이 돼야 한다는 것.
최 이사장은 이 지도를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면 이보다 훨씬 후인 1892년 당시 일본 최대의 지도전문 출판사인 중촌종미당(中村種美堂) 발행 만국신지도(萬國新地圖)-지리통계표 조선편에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영토로 표기된 것은 독도가 한국영토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지도의 정확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영토에 대한 인식도 훨씬 분명해진 후에 제작된 지도이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한 페이지에 한 나라씩 실은 만국신지도에는 울릉도(마쓰시마)와 독도(다케시마)가 확실히 표시돼 있어 당시 일본이 두섬을 조선의 영토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최 이사장은 도쿄(東京)대학 주최로 1995년에 열린 근대지도사학연구회 심포지엄은 측량을 거쳐 제작된 현대 지도와 달리 어떤 정보에 제작자의 주관이 담긴 과거의 회도(그림지도)는 "보는 지도가 아니라 읽는 지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독도처럼 예민한 문제일수록 과거의 지도를 단순히 '볼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읽어야'한다는 점에서 개정 일본여지노정전도를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일본 지도와 기록이 독도를 마쓰시마, 울릉도를 다케시마로 바꿔 표기하는가 하면 항해 중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인 의사와 포경선이 붙인 섬 이름도 등장하는 점 등을 들어 `고유의 영토'라면서 어떻게 이름조차 왔다갔다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비해 세종지리지를 비롯, 한국측 기록과 지도에는 1400년 이후 현대 지도의 개념으로 볼때 위치의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울릉도를 일관되게 영토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 사람이 살 수 없는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섬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산도가 울릉도로 이름이 바뀌면서 부속섬인 독도를 우산도로 부르기도 한 것은 지명발달사를 보더라도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lhy@yna.co.kr